최근 아산 두어스에서 20대 창업자 7팀을 코칭했습니다. 매주 각 팀의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고객 검증과 KPI, 글로벌 진출 방향을 함께 점검하는 역할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주영창업경진대회 글로벌 트랙에 진출한 4팀 가운데 2팀이 제가 코칭한 팀이었습니다.

물론 이 결과를 코칭만의 성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팀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기술과 실행력, 그리고 프로그램을 운영한 여러 사람의 지원이 함께 만든 결과입니다. 다만 몇 달간 가까이에서 팀들의 고민과 변화를 지켜봤기에, 어떤 팀이 심사위원에게 더 신뢰를 주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쓴 것은 발표자료 디자인이 아니었습니다

창업경진대회를 준비한다고 하면 보통 IR 자료와 발표 연습부터 떠올립니다. 더 세련된 슬라이드, 더 강한 문장,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합니다.

이런 작업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업의 논리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만 다듬으면 설명은 매끄러워져도 신뢰는 높아지지 않습니다.

제가 코칭하면서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오히려 단순했습니다.

“이 팀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가?”

고객의 문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단계인지, 솔루션이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단계인지, 아니면 고객이 돈을 지불하는지 확인하는 단계인지부터 구분했습니다.

이 구분이 되지 않으면 아직 고객 문제를 확인해야 하는 팀이 매출 전망을 이야기하고, 제품을 검증해야 하는 팀이 먼 미래의 시장점유율을 핵심 지표로 제시합니다. 발표자료 안의 숫자는 많아지지만 지금 무엇을 증명했는지는 오히려 흐려집니다.

아산 두어스 참가팀의 발표를 듣고 피드백하는 현장

첫 번째 변화: 많은 지표를 버리고 하나만 남겼습니다

한 팀은 사업을 매우 성실하게 정리해왔습니다. 문제, 솔루션, 사업모델과 매출 계획에 관한 지표가 문서에 빼곡했습니다. 틀린 내용은 아니었지만, 지표가 너무 많아 이번 주에 무엇을 움직여야 하는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더 많은 지표를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을 빼고, 현재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숫자 하나를 정하도록 했습니다.

또 다른 팀은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지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확인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초기 팀이 매주 실행하고 학습하기에는 너무 멀리 있는 숫자였습니다. 그래서 베타 사용자의 반복 사용과 같이 지금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행동으로 지표를 당겼습니다.

좋은 KPI는 회사의 모든 목표를 설명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지금 팀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하는 숫자입니다.

두 번째 변화: 계획이 아니라 고객의 행동을 가져오게 했습니다

초기 창업팀의 발표에는 미래형 문장이 많습니다.

  • “고객이 사용할 것입니다.”
  • “기관과 협력할 예정입니다.”
  •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심사위원이 궁금해하는 것은 계획의 크기가 아니라, 고객이 이미 어떤 행동을 했는가입니다.

인터뷰에 응했는지, 제품을 다시 사용했는지, 시연을 요청했는지, 내부 담당자를 소개했는지, PoC나 계약을 검토하기 시작했는지가 더 강한 근거가 됩니다.

코칭한 팀 중에는 고객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친절한 답변만 반복해서 받는 팀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고객이 실제로 겪은 상황과 기존 해결 방식, 문제를 방치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다시 물어보도록 했습니다.

반대로 피드백을 받은 바로 그 주에 외부 담당자에게 연락하고, 미팅을 만들고, 서비스에 반영한 팀도 있었습니다. 완벽한 자료를 만드는 팀보다 가설을 빠르게 행동으로 옮긴 팀에서 더 구체적인 증거가 쌓였습니다.

세 번째 변화: 답을 만들어주기보다 다음 행동을 좁혔습니다

한 팀은 세 명이 일주일 동안 붙잡고도 풀지 못한 문제를 가져왔습니다. 함께 문제를 다시 나누고 우선순위를 정하자, 약 10분 만에 다음 방향이 정리됐습니다. 팀원은 “저희가 일주일간 고민한 문제가 10분 만에 정리됐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특별한 정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 팀이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단계와 고객, 이번 주에 검증할 질문을 분리하자 다음 행동이 보였습니다.

초기 창업팀은 정보가 부족해서만 막히지 않습니다. 무엇이 중요한 문제이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뤄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서 멈추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코칭의 역할은 모든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팀이 지금 당장 실행할 한 가지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심사위원이 믿는 것은 완벽한 발표가 아니라 축적된 행동입니다

제가 두 팀의 진출 과정을 보며 확인한 공통점은 발표 기술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 자신이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 모든 숫자를 말하기보다 지금 중요한 지표에 집중했습니다.
  • 피드백을 받은 뒤 실제 고객을 만나거나 제품을 수정했습니다.
  • 모르는 것을 감추기보다 다음에 무엇을 검증할지 설명했습니다.

심사 결과를 제가 대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코칭 현장에서 본 신뢰는 대체로 이런 순간에 만들어졌습니다. 창업자가 모든 질문에 답할 때가 아니라, 이미 확인한 것과 아직 모르는 것을 구분하고 다음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할 때였습니다.

창업교육의 성과는 강의 만족도만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창업팀의 변화를 만들려면 한 번의 강의에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참가팀이 자신의 사업에 적용해보고, 결과를 가져오고, 다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교육과 코칭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1. 참가팀의 현재 단계를 진단해야 합니다.
  2. 강의가 끝난 뒤 수행할 행동과 결과물이 있어야 합니다.
  3. 실행 결과를 다시 검토하는 피드백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단발성 특강은 관점을 바꾸는 데 적합합니다. 반면 창업경진대회 준비, 고객 검증과 글로벌 진출처럼 실제 변화가 필요한 교육은 강의와 실습, 후속 코칭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아산 두어스 코칭 프로그램 현장 단체 사진

좋은 코칭은 발표를 대신 만들어주는 일이 아닙니다

창업팀이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코치가 그 공을 가져가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결국 고객을 만나고 제품을 수정하고 무대에 오른 사람은 창업자들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팀이 불필요하게 돌아가는 시간을 줄이고,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을 발견하고, 다음 행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잘 만든 발표는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과 고객을 끝까지 설득하는 것은 발표 뒤에 축적된 행동입니다.

Global Venture Play는 대학과 창업지원기관을 대상으로 글로벌 진출, 고객 검증, KPI 설정과 IR 피칭을 연결한 창업팀 교육 및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참가팀이 실제로 무엇을 실행하고 어떤 결과물을 남겨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프로그램 대상과 운영 기간을 알려주세요. 기관의 목적에 맞는 강의와 코칭 구조를 함께 설계하겠습니다.